2021년 10월 3일자 목회서신 / 곽창대 목사
“그리스도의 사람”
우리교회는 총회교육원에서 발행하는 <복있는사람>을 큐티교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새벽기도회 때에도 <복있는사람>의 해당 본문으로 설교하고 그 본문을 근거로 하여 기도합니다. <복있는사람>의 어제 본문이 로마서 13:8-14이었는데, 그 가운데 한 어구가 제게 크게 다가왔습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14절)”
이 어구를 묵상하면서 예수님께서 3년간 유대 땅에서 공사역을 하셨을 때 어떤 옷을 입고 다니셨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아론 이후로 세습된 대제사장들이나 예수님 당시의 랍비(율법선생)들은 평민들과 구별되는 특별한 옷을 입고 다니면서 자신들의 특별한 신분을 자랑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그 당시 평민들로부터 랍비라고 불리셨을 뿐 아니라 히브리서 기자는 예수님을 온전한 대제사장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온전한 대제사장이셨으며 선생 중의 선생이셨던 예수님께서는 대제사장의 옷이나 랍비의 옷을 입지 않으시고 평민의 옷을 입고 다니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대제사장이나 랍비가 입었던 특별한 옷을 입지는 않으셨지만 성품과 행실을 통해 자신이 온전한 대제사장이며 참 선생임을 명백하게 드러내셨습니다.
군인이 군복을 입고 경찰이 경찰복을 입고 학생이 교복을 입으면 일단 단정해집니다. 그렇게 제복을 입으면 군인답게, 경찰답게, 학생답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는 뜻은 그리스도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라, 예수님의 성품과 행실을 본 받아 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성품과 행실을 로마서 본문에서는 두 가지로 요약하여 증언하는데 사랑(8-10절)과 거룩(11-14절)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로 옷을 입고 산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이 세상에서 사랑의 삶,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힘만으로는 사랑의 삶, 거룩한 삶을 살기란 정말 힘듭니다. 그러하기에 우리 안에 내주하고 계시는 성령님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성령님이 사랑의 영이시요 거룩한 영이시기 때문에 성령님으로 충만한 성도는 사랑의 삶, 거룩한 삶을 넉넉히 살 수 있습니다. 그로써 세상을 새롭게 합니다.
이 본문을 묵상하면서 저는 먼저 그리스도로 옷을 입혀주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로 옷을 입은 자답게 사랑의 삶, 거룩한 삶을 살고자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살도록 성령님의 충만을 간구했습니다. 오늘 하루 함께 지낼 아내에게, 내일 주일에 만나게 될 교우들에게 제가 하는 말과 행동에서 그리스도의 성품과 행실이 드러나도록 매사에 먼저 예수님을 떠올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제가 그리스도로 옷을 입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